남해는 서해와 동해의 지형적 특성을 모두 갖춘 한편, 연중 따뜻한 기온과 수온 덕분에 사계절 내내 바이크 여행을 즐기기 좋은 지역이다. 온대와 아열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식물상과 청정 바다에서 갖가지 해산물 양식을 하는 것도 남해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해양 세력과 교류나 충돌이 잦은 지역이라 그와 관련된 역사 유적이나 문화재도 많다. 무엇보다 남도의 진귀한 음식 문화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남해는 서면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리며 보는 것이 좋다. 섬이나 반도의 임해 도로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건 바다를 좀더 가까이 보려는 생각에서 비롯된 습관이다. 남해를 일주하는 해안도로는 곳곳에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눈길을 끈다. 남면 가천리 가천 다랭이마을을 지나 상주면 양아리 두모마을에 이르자 유채꽃이 산자락에 가득하다. 두모마을의 유채밭은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로 감상하기에는 우리네 시골 마을의 현실이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준다. 산자락을 따라 주민들이 피땀으로 일군 다랭이논과 밭에 더는 수익을 기대하고 심을 작물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궁리 끝에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시도로 유채 밭을 조성했다는 것. 모쪼록 두모마을의 시도가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란다. 삼동면 물건리의 물건방조어부림과 지족리 죽방렴을 거쳐 삼천포대교를 건너는 발길이 못내 아쉽다. 남해를 모두 둘러보기에는 1박 2일이 모자란다.